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 아큐테인)과 탈모: 여드름 치료제의 두 얼굴
"원장님, 여드름 때문에 로아큐탄을 먹고 있는데,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요."
피부과에서 처방받는 이소트레티노인(상품명: 로아큐탄, 아큐테인 등)은 다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심한 여드름이나 지루성 피부염에 효과적인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이 효과의 이면에는 '탈모'라는, 간과해서는 안 될 부작용이 숨어있습니다 . 이 약을 주로 복용하는 연령대가 10~20대라는 점에서, 약 복용 후에 탈모가 생긴다면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되는 탈모는 환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1. 이소트레티노인, 어떤 약인가?
이소트레티노인은 비타민 A 유도체로, 우리 몸에서 피지를 만들어내는 피지선의 활동을 강력하게 억제합니다. 이로 인해 피지 분비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여드름균이 서식할 환경을 없애며, 비정상적인 각질 형성을 정상화하고 염증을 줄여줍니다. 효과가 강력한 만큼, 입술 마름, 피부 및 안구 건조증과 같은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나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바로 모발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2. 이소트레티노인은 왜 탈모를 유발할까?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하는 모든 사람에게서 탈모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원리로 탈모가 발생하거나 모발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 휴지기 탈모 유발: 이소트레티노인은 모발의 성장 주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머리카락이 활발하게 자라는 '성장기'를 단축시키고, 빠지기 전 단계인 '휴지기'로 빠르게 전환시켜,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두피 및 모낭 건조: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은 얼굴뿐만 아니라 두피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두피가 과도하게 건조해지면 각질이 일어나고, 모낭의 건강한 환경이 깨져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푸석해지며 쉽게 부러질 수 있습니다.
- 모낭 세포 기능 저하: 일부 연구에서는 이소트레티노인이 모낭 세포의 증식과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 복용을 중단하면 휴지기 탈모는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기존에 이미 탈모가 있었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탈모 원인이 겹친 환자들의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이소트레티노인은 잠자고 있던 탈모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이미 진행 중이던 탈모를 가속화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약 복용을 중단해도 탈모가 멈추지 않거나 악화되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현명한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및 관리법
그렇다면 이 효과적인 여드름 치료제를 포기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복용 시 탈모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명하게 사용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량과 기간 조절이 핵심
가능하면 저용량으로 시작하고, 총 복용 기간은 2개월 이내로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2개월 이상 장기 복용이 필요하다면, 용량을 최소화하거나 2일이나 3일에 한 번씩 먹는 방식으로 복용 간격을 늘려 약물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복용 중 생활 관리
- 충분한 수분 섭취: 약으로 인한 전신 건조를 막기 위해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모발 영양제 섭취: 비타민 C, 아연, 철분, 비타민D, 양질의 단백질 등이 포함된 모발 영양제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순한 두피 관리: 두피가 건조하고 민감해지기 쉬우므로, 보습 기능이 있는 순한 샴푸를 사용하고 두피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비듬 샴푸는 주 1~2회 정도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분명 좋은 여드름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의 부작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전문가와 긴밀히 상담하며 용량과 기간을 조절하고, 스스로 적극적인 관리 노력을 병행할 때, 우리는 여드름과 탈모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건강한 피부와 모발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