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탈모를 일으킬 수 있나요? 그렇다면 그 탈모는 계속 진행되나요?
"원장님, 코로나에 걸린 뒤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요. 이러다 영영 회복이 안 되면 어떡하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탈모를 호소하며 이문원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몸살 고열과 기침 같은 급성기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수개월간 지속되는 탈모는 많은 분들에게 또 다른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정말 탈모를 일으키는지, 그렇다면 이 탈모는 계속될 것인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코로나19는 어떻게 탈모를 유발하는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모낭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탈모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우리 몸이 겪는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후유증'으로 나타납니다. 그 핵심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 휴지기 탈모 (Telogen Effluvium): 우리 몸은 고열, 염증,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으면, 생명 유지와 관련 없는 활동에 쓰이는 에너지를 차단합니다. 이때 활발하게 머리카락을 만들던 성장기 모낭들이 대거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성장을 멈춘 채 휴지기로 전환됩니다. 그 결과, 감염 후 2~4개월 뒤부터 휴지기로 전환됐던 머리카락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 염증 반응과 혈관 손상: 코로나19는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모낭에 혈액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모낭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을 방해하여 모발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며, 남녀 차이가 있을까?
코로나19 감염 후 탈모 발생률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경험하는 흔한 후유증입니다. 여러 국제적인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코로나 감염 후 약 50% 이상이 탈모를 경험한다는 것은 신뢰도 높은 통계적 범위로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여성에게서 코로나 후 탈모가 더 많이 보고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3. 두피 통증(Trichodynia)이 동반되기도 한다
많은 환자들이 탈모와 함께 "머리를 빗거나 만지기만 해도 두피가 아프다"고 호소합니다. 이는 '두피 통증(Trichodynia)'이라는 증상으로, 코로나19 후유증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탈모를 유발하는 염증 반응이 두피의 신경 말단을 자극하여 통증이나 이상 감각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보통 탈모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가장 중요한 질문: 영구적인가, 회복 가능한가?
대부분의 전문가와 연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탈모가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이므로, 영구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유타 대학 병원(University of Utah Health)의 피부과 전문의는 "좋은 소식은 대부분의 휴지기 탈모는 약 3~6개월이 지나면 끝난다는 것"이라며, "모낭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머리카락은 결국 다시 자라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탈모가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라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제가 임상 현장에서 보는 현실적인 문제를 짚고 싶습니다. '머리카락 빠짐이 멈추는 것'과 '빠진 머리숱이 다시 예전처럼 회복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모낭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코로나에 걸린 후 2~3년이 지났어도 빠진 모발이 다시 회복이 안되어서 이문원한의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발의 회복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코로나19 증상의 경중이 사람마다 다르듯, 그 후유증과 회복력도 개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에 걸리기 전부터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이었던 분들은 코로나가 기존의 탈모를 빠르게 악화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코로나의 영향이 사라져도 악화된 기존 탈모는 계속해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탈모는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빠지는 양은 줄어들지만, 이전의 풍성함을 완전히 되찾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만약 6개월 이상 탈모가 지속되거나, 코로나에 걸린지 2~3년이 지났어도 빠진 모발이 회복되지 않았거나, 새로 나는 머리카락이 유독 가늘고 힘이 없다면 저와 같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맞는 회복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