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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분이 부족하면 탈모도 생긴다

철분 부족과 여성 탈모의 깊은 관계 | 페리틴 수치의 중요성

철분이 부족하면 탈모도 생긴다?

"피곤하고 가끔 어지러워서 빈혈인가 했는데, 머리카락도 많이 빠져요."

여성 탈모 환자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만성 피로나 어지럼증, 무기력함, 두통 등을 같이 호소합니다. 이는 우리 몸에 '철분(Iron)'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호이며, 탈모와 매우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빈혈과 탈모를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과학적 연구들은 이 둘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1. 과학적 근거: 철분 결핍과 탈모의 상관관계

철분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의 핵심 성분입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모발을 만들어내는 '모낭' 역시 산소와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탈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여성형 탈모 및 휴지기 탈모 환자들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체내 철분 저장량(페리틴 수치)이 현저히 낮았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빈혈 검사(헤모글로빈)는 정상이지만 페리틴 수치만 낮은 '빈혈 없는 철분 결핍' 상태 역시 탈모의 중요한 위험 요인임이 밝혀졌습니다.

2. 페리틴(Ferritin)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탈모와 관련하여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일반적인 빈혈 수치(헤모글로빈)뿐만 아니라, '페리틴(Ferritin)' 수치입니다. 페리틴은 우리 몸에 저장된 '창고 속 철분'을 의미합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당장 사용해야 할 '지갑 속 현금'이라면, 페리틴은 비상시에 꺼내 쓸 수 있는 '은행 계좌의 예금'과 같습니다. 우리 몸은 철분이 부족해지면, 생명 유지에 덜 중요한 부위인 모낭에 저장된 페리틴을 먼저 가져다 씁니다. 이로 인해 모낭은 철분 고갈 상태에 빠져 성장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휴지기로 전환됩니다.

3. '정상 수치'의 함정: 낮은 정상은 정상이 아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혈액검사 후 "페리틴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십니다. 하지만 혈액검사에서 페리틴의 정상 범위는 10~150 ng/mL 정도로 매우 넓습니다. 모발 건강의 관점에서 볼 때, 페리틴 수치가 15나 20이라면 이는 '낮은 정상'으로, 모발이 건강하게 자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저는 임상적으로 모발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페리틴 수치가 최소 50 ng/mL 이상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4. 철분과 페리틴, 어떻게 보충해야 할까?

이미 수치가 낮은 상태라면 영양제나 주사를 통해 빠르게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페리틴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철분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개인의 결핍 정도에 따라 필요한 용량이 다르므로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하며, 치료를 위한 용량은 보통 순수 철분 기준으로 하루 100mg ~ 200mg 정도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분제 복용 기간은 최소 3~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혈액 수치 정상화는 물론, '철분 창고'인 페리틴까지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5. 철분제만 먹으면 머리카락이 다시 자랄까요?

만약 철분 부족이 탈모의 '유일한' 원인이었다면, 철분제 복용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 탈모 환자분들은 철분 부족 외에도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두피 염증 등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겹쳐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혈액검사에서 철분이나 페리틴 수치가 낮다면 당연히 교정해야 하지만, 빠진 머리숱을 되찾고 가늘어진 모발을 다시 굵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철분 보충과 더불어 약해진 모낭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다른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적극적인 탈모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