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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과 탈모 한의학적인 개념

탈모 치료의 근본, 한의학의 '혈(血)'과 네 가지 상태

탈모 치료의 근본, '혈(血)'의 네 가지 상태를 다스리다

앞선 글에서 저는 남성형 탈모의 원인을 단순히 DHT 호르몬의 양이 아닌, 그 호르몬에 반응하는 '안드로겐 수용체의 민감도'와 이를 증폭시키는 '두피의 만성 염증'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제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몸 전체의 균형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탈모를 바라보는 저의 핵심적인 진료 철학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수백 년간 이어져 온 한의학의 지혜가 담긴 위대한 의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발자혈지여(髮者血之餘)", 즉 '머리카락은 혈(血)의 나머지'라는 뜻입니다. 이는 모발의 상태가 곧 우리 몸속 '혈'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임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혈'은 서양 의학의 'Blood', 즉 혈액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혈액 그 자체를 포함하여, 혈액이 우리 몸 곳곳에 영양과 에너지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거두어들이며, 체온을 조절하는 등 생명 활동의 근간이 되는 모든 기능과 그 물질적 기초를 아우르는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저는 탈모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때, 바로 이 '혈'의 상태를 네 가지 큰 기준으로 나누어 살핍니다. 이 네 가지 균형이 무너졌을 때 탈모가 발생하고, 반대로 이 균형을 바로 잡을 때 비로소 모발은 다시 자라날 힘을 얻게 됩니다.

1. 혈허(血虛): 모발을 길러낼 자원이 부족한가?

첫 번째 기준은 혈의 양, 즉 '혈허(血虛)' 여부입니다. 이는 단순히 빈혈 수치가 낮은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발을 만들어내고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물질적 자원, 즉 영양소와 호르몬 등이 총체적으로 부족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만약 극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인해 혈이 부족한 '혈허'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주요 장기로 영양을 우선 공급하고 머리카락으로 가는 보급은 줄이게 됩니다. 결국 모낭은 '영양실조'에 빠져 더 이상 튼튼한 머리카락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가늘고 힘없는 모발을 생산하다가 결국엔 생산 자체를 멈추게 됩니다.

2. 혈열(血熱)과 혈한(血寒): 두피의 온도가 적절한가?

두 번째 기준은 혈의 온도, 즉 '혈열(血熱)'과 '혈한(血寒)'입니다. 이는 실제 체온이라기보다는, 우리 몸의 대사 상태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혈열(血熱): '불타는 집'과 같은 두피

혈열은 몸과 두피에 과도한 열과 염증이 쌓인 상태를 말합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잦은 음주, 맵고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해 두피로 열이 몰리면서 지루성 피부염이나 모낭염 같은 염증성 질환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불타는 집'과 같은 두피 환경에서는 모낭이 온전하게 생존할 수 없습니다.

혈한(血寒): '얼어붙은 땅'과 같은 두피

혈한은 반대로 몸의 대사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신진대사가 느려지면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특히 몸의 가장 말초 부위인 두피까지 따뜻한 혈액이 원활하게 도달하지 못합니다. '얼어붙은 땅'에서는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없듯이, 차갑고 혈액 공급이 부족한 두피에서는 모낭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성장이 멈추게 됩니다.

3. 혈행불리(血行不利): 모낭까지 혈액이 잘 도달하는가?

세 번째 기준은 혈의 흐름, 즉 '혈행(血行)'의 원활함입니다. 아무리 혈의 양이 풍부하고 영양소가 가득해도, 그 혈이 모낭이라는 목적지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특히 현대인의 고질병인 거북목, 일자목, 어깨 뭉침 등은 목 주변의 근육을 긴장시켜 뇌와 두피로 가는 혈관을 압박하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두피의 미세혈관까지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상태를 '혈행불리(血行不利)' 또는 '어혈(瘀血)'이라고 합니다.

4. 혈탁(血濁): 혈액의 질이 깨끗한가?

마지막 기준은 혈의 품질, 즉 '혈탁(血濁)' 여부입니다. 이는 혈액이 맑지 않고, 불필요한 노폐물이나 지방 성분이 많아 탁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최근 고지혈증이나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사람에게서 탈모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보고들은 바로 이 '혈탁'의 중요성을 뒷받침합니다. 혈액 속에 과도한 지방이나 노폐물이 떠다니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류의 흐름이 느려지고, 이는 미세혈관을 막히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결론: 네 가지 기준을 통한 맞춤 치료

저는 탈모 환자 한 분 한 분을 진단할 때, 이 네 가지 기준- 혈허, 혈열/혈한, 혈행불리, 혈탁 -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분의 몸 상태와 탈모의 핵심 원인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에 맞춰 개인별 맞춤 치료제를 처방합니다. 이러한 한의학적 접근은 단순히 머리카락 몇 올을 더 나게 하는 것을 넘어, 탈모를 유발한 몸의 근본적인 불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입니다. 우리 몸이라는 토양 자체가 건강하고 비옥해질 때, 머리카락이라는 나무는 비로소 깊고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